차량이 2대 이상이라면 자동차보험 가입 시 한 번쯤 ‘동일증권’이라는 단어를 접해보셨을 텐데요. 이름조차 생소해서 두 차량을 하나로 묶어야 할지, 아니면 따로따로 개별 가입하는 것이 유리할지 헷갈리실 겁니다.
오늘은 어떤 상황에서 동일증권으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한지, 가입 조건과 단점까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동차보험 동일증권이란?
자동차보험 ‘동일증권’이란, 본인 명의로 된 2대 이상의 차량을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사를 하나로 통일하고 만기일(갱신일)도 같은 날짜로 맞추어 마치 하나의 서류(증권)처럼 묶어서 관리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1월 1일에 쏘나타 보험을 갱신했는데, 6월 1일에 스파크를 한 대 더 샀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스파크를 동일증권으로 묶게 되면, 스파크의 첫 보험 기간은 6월 1일부터 다음 해 1월 1일(쏘나타 만기일)까지로 짧게 설정되며, 이후부터는 두 대의 갱신일이 매년 1월 1일로 완벽하게 맞춰집니다.
자동차보험 동일증권 장점 2가지
1. 할증 요율은 절반으로 쪼개진다
동일증권으로 묶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사고가 났을 때의 ‘할증 방어’ 때문입니다. 자동차보험은 차량 기준이 아닌 사람(피보험자) 기준으로 할증이 붙습니다.
만약 ‘동일증권이 아닌 경우’ A차량과 B차량을 따로 가입했는데, A차량을 몰다가 사고를 내어 20%의 할증이 발생했다고 가정합시다. 이 경우, 잘못이 전혀 없는 B차량의 갱신 시점에도 똑같이 20%의 할증이 적용됩니다.
이 경우 사고가 발생한 A 차량에 대해서만 20%의 할증을 받는 것이 아니라 B 차량에도 20%가 동일하게 적용되므로 총합 40%의 할증이라는 할증이 적용됩니다.
반면 동일증권으로 묶어서 가입 시 A차량에 20% 할증 사고가 발생하면, 이 할증 요율을 차량 대수인 2로 나눕니다. 즉, A차량과 B차량 각각 10%씩만 할증 요율을 적용받게 되어 최종적인 보험료는 20%만 할증됩니다.
2. 깔끔하고 편리한 계약 관리
두 대 이상의 차량을 각각 다른 날짜에, 다른 보험사로 갱신하려면 매번 보험료 비교를 하고 결제일을 챙기느라 골치가 아픕니다.
동일증권으로 묶어두면 만기일이 1년에 단 하루로 통합되므로, 한 번만 신경 써서 갱신 처리를 하면 1년 내내 보험 관리에 신경 쓸 일이 없습니다.
자동차보험 동일증권 단점 3가지
장점만 보면 무조건 묶는 것이 좋아 보이지만, 상황에 따라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습니다.
1. 동일한 보험사에서만 가입해야 한다
가장 큰 딜레마입니다. 동일증권은 반드시 1개의 보험사에서만 가입해야 합니다. 하지만 자동차보험은 차종마다 저렴한 보험사가 다릅니다.
예를 들어, 내 명의의 벤츠는 삼성화재가 80만 원으로 가장 싸고, 아반떼는 현대해상이 50만 원으로 가장 쌀 수 있습니다. 만약 이를 동일증권으로 묶기 위해 삼성화재로 통일한다면, 아반떼 보험료를 70만 원에 눈물을 머금고 가입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즉, 할증 방어를 위해 기본 보험료의 최저가 쇼핑을 포기해야 할 수 있습니다.
2. 한날한시에 나가는 목돈의 압박
갱신일이 1년에 단 하루로 지정된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그날 두 대 분량의 자동차보험료 목돈이 한꺼번에 빠져나간다는 의미입니다.
두 대 합쳐 150만 원, 200만 원에 달하는 보험료를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등 없이 한 번에 결제해야 하므로 가계 현금 흐름에 꽤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3. 가족 간(공동명의 포함) 가입 불가
부부가 각자 차를 몰더라도, 명의가 ‘남편 1대, 아내 1대’로 나뉘어 있다면 동일증권으로 묶을 수 없습니다.
심지어 공동명의 차량이라 하더라도, 보험의 기준이 되는 ‘주피보험자(대표자)’가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면 역시 묶을 수 없습니다. 오로지 1명의 완벽하게 동일한 명의자(주피보험자) 차량들끼리만 결합이 가능합니다.
동일증권은 아무나 가입할 수 있나
동일증권은 아무 차나 다 묶어주지 않습니다. 다음의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합니다.
- 피보험자 조건: 2대 이상의 차량의 명의자(기명피보험자)가 100% 동일한 1인이어야 합니다.
- 차종 제한 조건: 가입 가능한 차종은 ‘승용차, 경승합차, 경화물차, 4종 화물차’로 제한됩니다. 일반 승용차끼리는 자유롭게 묶이지만, 승용차와 대형 화물차, 11인승 이상 승합차 등은 차종이 달라 서로 묶을 수 없습니다. 영업용 차량 역시 불가능합니다.
- 보험사 조건: 반드시 동일한 1개의 보험사에서 가입해야 합니다.
동일증권 가입 및 분리(해지) 방법
동일증권에 가입하고 해당 증권을 또 다시 개별증권으로 쪼개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동일증권에 가입하는 방법
두 번째 차량을 구매하거나 갱신할 때, 기존 차량이 가입된 보험사 다이렉트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견적을 냅니다.

정보 입력 단계에서 ‘기존 자동차보험과 묶어서 관리하기’ 또는 ‘동일증권으로 가입하기’ 옵션을 체크하기만 하면 전산에서 알아서 기존 차량의 만기일에 맞춰 짧게 계약 기간을 설정해 줍니다.
2. 동일증권 분리방법
한날한시에 나가는 돈이 부담스럽거나, 무사고 기간이 길어져 더 이상 묶을 필요성을 못 느껴 개별증권으로 풀고 싶을 수 있습니다.
이 작업은 다이렉트 전산망에서 직접 처리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해당 보험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동일증권을 개별증권으로 분리해 주세요”라고 요청해야 합니다.
만약 다른 보험사로 아예 갈아타면서 분리하고 싶다면, 보험 만기 시점에 각 차량을 다른 보험사로 개별 갱신하면 자연스럽게 해지됩니다.
자동차보험 동일증권, 꼭 묶어야 할까? 결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재 본인의 운전 성향과 할증 상태에 따라 선택이 달라져야 합니다.
1. 동일증권 강력 추천
과거 3년 이내에 사고 이력이 있거나, 초보 운전자라 사고 위험성이 커서 앞으로의 갱신 시 ‘보험료 할증 방어’가 1순위 목적이신 분들에게는 무조건 동일증권이 유리합니다. 사고가 한 번만 나도 그 위력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2. 개별증권 추천
수년간 무사고 등급을 유지 중인 베테랑 운전자이면서 평소 안전운전을 확신하시는 분, 혹은 차량 2대의 보험료를 동일한 보험사에서 묶었을 때와 각각 최저가 보험사를 찾아 따로 가입했을 때의 총비용 차이가 수십만 원 이상 크게 나는 분들에게는 오히려 개별 가입이 현명할 수 있습니다.
동일증권 FAQ
첫 번째 차의 보험 만기가 한참 남았는데, 두 번째 차를 중간에 동일증권으로 묶을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두 번째 차를 구입한 시점에 기존 보험사에 동일증권으로 가입하면, 두 번째 차의 보험 만기일은 첫 번째 차의 만기일로 앞당겨져 맞춰집니다. 이때 두 번째 차의 첫 보험료는 1년 치가 아닌, 만기일까지 남은 기간만큼만 일할 계산되어 청구되므로 금전적인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두 차량의 보장 내용이나 대물 한도, 자차 가입 여부를 무조건 똑같이 맞춰야 하나요?
아닙니다. 만기일과 보험사만 같을 뿐, 각 차량의 보장 내역은 자유롭게 다르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메인으로 매일 타는 고가의 차량은 대물 10억에 자차 특약을 넣고, 주말에 마트용으로 가끔 타는 오래된 중고차는 대물 5억에 자차 특약을 빼는 식으로 각각 맞춤형 설계가 가능합니다.
오토바이(이륜차)와 일반 승용차도 동일증권으로 묶어서 할증을 방어할 수 있나요?
불가능합니다. 동일증권은 법적으로 규정된 비슷한 차종(승용차, 경승합차, 경화물차, 4종 화물차) 안에서만 묶을 수 있습니다. 오토바이는 이륜차로 분류되어 일반 승용차와 차종 그룹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동일증권 결합 대상에서 제외되며 무조건 개별적으로 보험에 가입하셔야 합니다.
동일증권으로 묶은 상태에서 한 대는 사고가 나고, 다른 한 대는 무사고라면 갱신할 때 어떻게 되나요?
한 대가 사고가 나더라도 할증 점수가 차량 대수(2대)만큼 1/2로 쪼개져서 두 차량에 각각 절반씩만 적용됩니다. 무사고 할인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원래라면 두 차 모두 100% 뒤집어써야 할 할증 요율 폭탄을 반으로 줄여주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동일증권으로 무작정 묶기 전에, 반드시 보험다모아 같은 비교 사이트를 통해 두 차량을 가장 싼 곳에 따로 가입했을 때의 총합과, 동일증권으로 한 곳에 몰았을 때의 총합 견적을 미리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